3줄 요약
To-do 리스트를 써서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서 스트레스받지 말고 나는 계획과는 먼 성향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자.
내가 했던 일을 적는 Done 리스트를 사후에 적어놓고 직감대로 그때 그때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이룬 것들이 마냥 무의미한 일들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민의 배경
직장을 나온지 이제 3주가 지났다.
예상과 달리 나는 그렇게 활동적이거나 생산적이지 못했다. 누워있는 것도 너무 좋고 요즘 유행하던 감기와 코로나 두 개 다 걸려서 2주 정도는 아프고 지나간 것 같다.
나의 MBTI는 INFP로 지극히 이상적이어서 완벽주의를 가지고 있고 망상을 잘 하면서, 게으르지만 자신감 넘치며 다소 충동적이며 즉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불안감도 잘 느낀다. 어떤 일을 "해야지.." 하고 생각하다보면 온갖 망상을 다 하고는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로 죄책감만 남은 채 하루를 지나 보내곤 했다.
나를 관찰해봤다.
그런데 가끔은 내가 어떤 일들을 해내는 날이 있었다. 물론 회사에 있을 때는 주어진 목표가 정확하고 할일이 정해져 있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기한이 있는 일은 무조건 기한 내에 빠릿빠릿하게 일을 쳐내곤 했다.
혼자가 된 지금은 매일매일이 알차지는 않다. 하지만 마냥 매일을 허투루 보내지는 않았다.
정말 가끔 불규칙적으로 생산적인 일을 할 때가 있었다.
1. 자유롭게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어떤 게시물에 꽂혀서 바로 블로그 포스팅을 한다던가
2. 비핸스에 스크랩해놓은 것들을 다시 곱씹어 보다가 모작을 해본다던가
3. 뉴스레터를 읽어보다가 갑자기 관심이 생겨서 학습을 해본다던가
이런 상황에서 나는 즉흥적이고 충동적으로 창작이나 학습을 하고싶다는 욕구를 강하게 느끼고, 뭔가를 생산해낸다.
그리고 그때 'To do'리스트는 무용지물이 된다.
클라이언트가 있고 돈이 걸려있는 일에는 열심히 지키지만 (이런 경우는 정신 차리고 칼같이 지킨다. 이 부분은 책임감의 영역이다.)
나 자신이 세운 할 일은 목록에 정해진 일을 모두 무시하고 새로운 일들로 하루를 채워버린다.
극강의 P인 나는 남이 세워놓은 계획을 제외하고 내가 세운 계획을 모두 무시해버리는 그런.. 청개구리의 성질이 있다.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에 대해 실망과 불안함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
'Done' 리스트라고?
https://forge.medium.com/move-tasks-from-your-to-do-list-to-an-i-did-list-a1193ab4440d
그러다가 Medium의 글을 보게 됐다.
사실은 어디선가 포스팅들을 보다가 예전에 한번 접했던 내용이긴 했다. 하지만 한번 더 깨닫게 되었다.
영문으로 작성되어있는 포스팅인데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글쓴이는 소설가인데 혼자서 모든 일을 하는 솔로 워커로 살고 있었다고 한다. 프리랜서 작가이기 때문에 매일 자신만의 일정을 만들어가며 살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잠자기 전까지 일을 하게 되는 현상을 겪게 되었다. 그리고 결코 할 일 목록이 끝나지 않았고, 이는 자기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자기 연민에 빠뜨리는 부정적인 작용을 했다고 한다.
어느 날 심리학자와 데이트를 하면서 관련된 이야기를 했더니 그 심리학자는 "할 일"을 적는 대신 "한 일"을 적는 게 도움이 될 거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하지 않은 일 대신 내가 해낸 일에 집중함으로써 더 만족하고 통제감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 대단한 방법은 아닌 것 같았지만 글쓴이는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한다.
이게 대단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나의 매일의 인식을 바꿀 수 있고,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건강하게 프리워커로 살아가기 위해서 앞으로 "한 일"에 집중하고 더 긍정적인 매일을 가져올 수 있길 바란다.
며칠 후에 "한 일 리스트"를 구체적으로 남기는 방법과
직접 경험한 간증 글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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